토
태풍이 지나간 뒤끝 날씨가 맑다.
중간고사도 끝났고
마늘 심어야 하는데 아들이 도와주러 왔다.
혼자는 기진맥진할 정도인데 도란도란 후딱마치고
어제 밤에 출장갔다가 집에 와 계시는 딸뇬 우리집 지점장님은
쉬고 싶은데 밥먹으라고 깼다고 투덜대드만 쉬고 계신다.
일마치고 씻고 나온 아덜은 누나한테 카드 받았다고 들고 시장간단다.
일안했으니 돈써야 한다나?
하여튼 이 녀석들 돈가지고 투닥거리는거 보면 웃겨
좀 있으니 난리네 뭔소린가 했드만
"그렇다고 그렇게 많이 쓰면 어쩌냐? "
한보따리 들고 오는거 보니 승질부릴만 하고만
"이거이거는 내가 계산할라했어 ㅎ"
셋이서 맛있게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그래도 아들이 우리를 잘 이끌고 안내하고 있네
지 아내 퇴근하면 세미나 가는데 데려다 주어야 한다며 가고
딸도 약속있다며 가고
후다닥 사골 물속에 담가놓고 나도 휴식
모임갈까 말까 결국에는 사골끓이느라 못갔네
나무가 많아 가마솥에 끓이는거는 좋은데 죙일 지키고 있어야 하니
또 애들이 맛있다니 싸두었다가 맛있게 먹는거 보면 좋고
엄마는 그런가 봐
일
교당갔다 오는길
교도님께서 고구마 한봉지 주신거
마당에는 사골끓이고 주방에서는 고구마 삶아먹고 한숨자고 났더니 피로가 풀리네
바람과 햇빛이 콩도 대추도 말리고 있네
뒷뜰에 대추도 주어야 하고 은행도 주워 효소 만들어야 하고
상추씨도 뿌리고 밭에 비닐도 벗겨 정리하고 고랑사이 쳐 둔 프랑도 걷어 말리고
가을은 거두어 들이는 계절이다.
봄에 씨앗을 들고 나간만큼 가을에 들어오는게 많아진다.
3년차 시골살이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