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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화분

방울꽃 2012. 3. 1. 10:55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무슨 특별한 일이 있는 듯

사실 혼자만이 생각하는 무언가를 하려...

늘 다니던 산책길

휴일에 여유롭게 나서서 홀가분한데

그 무엇!

살다보면 이렇게 혼자만이 속으로...

세상 모든 신들에게 도와달라고 애원하고 싶어진다.

이제는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내가 해서 피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햇살이 포근하다.

봄이다.

생물들

얼었던 땅에서 꼼지락거린다.

풀잎들

말랐던 잎속에서 새싹이 뽀시락거린다.

묻혔던 기운들이

눈 덮였던 산에서 살아난다.

 

김이 아직 여리게 오르는 저수지가

물빛이 햇살에 비쳐 눈부시다.

나무 숲속에서 돌아나오는데

난이 눈에 보인다.

뽑으면 혼나는데 이 산에게

그러면서도

두 촉을 뽑아 왔다.

 

차 시간을 놓쳤으니

좀 쉬면서

공부방 화분에 난도 옮겨심고

창문 활짝열고 봄 빛을 들인다.

곱게 심은 난이 내 마음을 편하게 한다.

 

눈물나게 버거울 때

이렇게 하나라도 내 마음을 얹을 수 있다는 것이

세상은 즐거움 하나라도 있으면 살만하다.

 

난이 참으로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