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섞이는 아름다움

방울꽃 2013. 10. 29. 21:15

 

論語 學而篇에

子曰,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그리하여, 

아름다운 가을날에 벗이 날 찾으니 또한 반갑지 아니한가?

매일 건성으로 하는 화장과는 달리 뽐을 내 보고. 멋을 부려본다. 중년 나이의 멋이 가을날 같은 아름다움 아니겠는지, 여름날의 당당하고 두려울 것 없는 성장을 체념하고, 고운 색깔로 물들이고 긴 추위를 준비하러 사라지는 자의 뒷모습 같은 여유를 우리네가 본 뜰 일이다. 허기부릴 기운도 빠졌고, 허세부릴 요량도 사라졌고. 가슴까지 보일 여유로움이 있다. 갇힌 일상에 누군가를 맞이한다는 것은 잔잔히 일렁이는 여울이 된다.

안경 유리알 속으로 눈언저리의 칠한 빛이 보일러나? 불그작작은 아니더라도 애기 불같은 발그레한 색도 칠해보고, 핏기 가셔가는 입술에 마무리를 하던 중 색 조합이 재미를 더한다. 이 색깔에 저 색깔을, 그 색깔에 조 색깔을, 갈색 빛에 연한 분홍빛을 섞어보니 파스텔 톤 빛이 곱게 드러난다.

섞인 다는 것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것이구나.

 

 몇 년을 홀로 드러내지 않고 살아왔던 나의 하루 빛들

나 홀로 간직한 하나의 색이 아닌 너와 섞이는 파스텔 톤으로 열고 받아들이면서 바꾸어보련다. 살이 차고, 마음에도 즐거움이 차오른다. 열고 다가가니 세상이 내안으로 들어오고 내가 세상 속으로 동화되는 거다.

닫고 묻었던 나의 말들을 다듬어서 세상 속으로 날려 보낼 것이다.

멀리서 온 친구들이 있어 즐거웠고, 오순도순 나눈 이야기들이 그들 가슴 속에도 작은 울림으로 남아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