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방향을 틀면,
방울꽃
2013. 11. 10. 12:46
천주교 주관 원불교, 불교 종교 화합 등산이 있었다.
세 개 종교가 화합하는데 동참해 보고
불갑사의 가을 산행을 하고 싶었는데
주말 수업,
일주일에 한 번하는 수업이라
앞으로 뒤로 밀고 당겨도 안된다.
가감히 포기할 줄 아는 것도 내 지혜의 한 몫
근처 산으로 방향을 틀었더니
산행도 하고 수업에 지장도 없고
오전을 오롯이 홀로 즐겼다.
산속이라 물이 덜들었지만
단풍이란 나무는
새싹 올라 올 때부터 만가지 색을 가지고 있더니
물들 때도 수만가지 빛이다.
억새풀은 솜사탕처럼 몽실거리고,
팽나무는 노란 길을 놓아 주고,
은행잎은 색종이 처럼 날리고,
날씨가 흐리더니 비를 몰고 오는지
바람이 세지면서 상수리나무 잎들과
한판 놀이는 하는 모양새다.
바람에 요리 조리 휩쓸려 다니는 꼴이 재미있다.
아이들 까르르 웃는 모양같기도 하고
가을에는 가곡이 내 속에서 흘러나온다.
가곡의 밤 같은 공연장에 가 봤으면 하는
마른 갈증이 올라오면서
성가대 활동 때의 그 노래들이 입속에서 맴돌고
금발의 제니도 흥얼거려지고,
떠나가는 배도 내 귀에 들리고,
오늘은
나와 가을 풍경이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