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이슬에 젖지 않으면 되었지

방울꽃 2013. 12. 10. 12:49

집 주인이 일러준 곳을 찾아갔다.

주인은 시골에서 생활한단다.

가끔 들르는데 

나 때문에 두어시간 되는 거리를 온단다.

시내에 있으니 내가 먼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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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구나.

활짝 열어진 대문사이로 보이는

넓은 마당이지만

세 채가 되는 집이지만

질서있게 놓아져 있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그냥 널브러져 있다고 해야할까?

 

석류나무 옆에 있는 곳

빼꼼히 열고 본 방...

부엌, 그리고 전 세입자의 요구로 연탄방이란다.

한참을 내 머리에서 발끝까지 다 동원이 되어진다.

이곳에서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어쩌랴

내 가진 것이 

이곳을 택해야 할 정도밖에 안되는데

아니...

내가 지고 있는 짐을 내려놓으려면

아이들 공부 하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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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을 걸고 왔다.

거기에 조금 깎아주세요란 말까지 덧대어서

내 살아야 할 모습이 딱해 보였는지

월세를 깎아주니 고맙기도,

돌아서 나와 더운 줄 모르고 먼발치까지 걸어나오고 나니

눈물이 주르르....

 

이슬 맞지 않으면 되었지

비에 젖지 않으면 되었지

눈에 얼지 않으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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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속말이 참으로 많은 날이었다.

 

20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