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속죄하다.

방울꽃 2015. 9. 22. 23:32

일요일 밤이면

 

촛불에 불을 켜고

향을 피우고

헌금을 올리고

염주를 쥐고서 묵상기도를 한 후

108배를 시작한다.

 

지난 한 주를 무사히 보냈음에 감사하고

또 한 주를 무사히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하고

나의 자식과 내가 무사히 살아가길 기원하고

나와 인연있는 이들이 무탈하길 기원해 보고

나의 생업이 유지되어 연명해 갈 수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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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용서하세요.

그대에게 못할 짓을 했나보구려

전생의 죄값을 내게 치르러 왔을 뿐

그대는 내가 미워하고 원망할 것이 없습니다.

늦게나마 깨닫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그대로 인해 얻은 자식들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보살피다가

내 생이 다하는 날 세상에 맡기고 가리다.

이제 나를 놓고 그대도 편히 지내시구려

 

나와 자식을 두고 떠나버렸던 이를 원망하고 미워했었다.

내 인생을 망쳤다고 한탄했었다.

죽을 만큼의 고통을 수 년 겪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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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얻어진 행운도 없고

그냥 겪는 고통도 없다.

전업의 댓가였다고 말로만 했었었다.

이제는 깊이 속죄하고

원망과 미움속의 그를 놓는다.

그 속의 나를 놓으련다.

 

108배 내내 용서를 구하고 또 구한

속죄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