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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마실 갔다와서

방울꽃 2005. 11. 12. 18:26
오전에 내내 집에 있다가 안 되겠다.
밖에 볼 일 좀 보고 와야지
날씨는 흐리지만 그래도 집 주위에 장미가,
한 송이씩 피어오는 걸 내려다 보는 거하고는 다르구나...
볼 일을 다 보고, 친구 꽃 집에 들러가야지 참새가 그냥 가나?

마침 내일이 스승의 날이라고 손님이 많았고 분주했다.
친구는 손님들과 얘기하고 친구 신랑은 꽃 바구니를 만드느라
옆에 앉으라는 말대신 살짝 자릴 만들어준다.
꽃 이란 누구에게나 기분 좋게 하는 거 아닌가?
그래 종종 놀러가면 늘어져 있게 마련이다.

꽃 장사 아찌도 가고, 손님도 가고, 종알거리던
친구 딸래미도 가고, 셋이서 있게 되었다.

친구 내내 궁시렁 거린다.
꽃 값이 너무 비싸다는둥 어쩜 부족하겠다는둥...
친구신랑 그러면 그냥 있는대로 팔고 없으면 없는대로
파는거지 뭐 등등...

그러면서도 내내 얼굴에는 웃음들이 있다.
아마 꽃 집이라서 일까? 아님 오늘 매상이 좀 올랐는지,
바구니 하나가 완성되고 또 다른 바구니 주문이 있었나보다.
그러자 친구는 바구니랑 꽃을 주면서 흔히 말하는 지시를...
그러자 친구 신랑 당연하다는 듯 열심히 꽂더니만 궁시렁 거린다
드디어는 "머리가 아픕니다." 하고 하소연을
"그렇네요 내가 봐도 그래요"
이건 꽃은 조금 주면서 얼마짜리 만들라니 원...
꽃 값은 비싸고 그렇다고 주문한 바구니를 몇 송이만 꽂을 수도 없다고,
그러니 계속 친구는 조그만 꽂았으면 하고 계산을 하고
친구 신랑은 또 보기가 너무 야박하다고,
또 한마디 하소연을...그래 보다 못한 내가 한마디
거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참 그렇다 내가 밖에 나가 토끼풀이라도 꺾어다 줄까요?"
밖에 있는 들꽃이라도 꺾어서 풍성한 바구니를 만들어 주고 싶다.
너무 어이없어 하면서 셋은 함박 웃음을...

아이 참! 사랑 싸움이 부럽구만요 난 그만 물러나렵니다.
그러자 친구 신랑 옆에 있으니까 심심하지 않구만 벌써 가려냐고?
난 남은 일을 마져 보겠노라고 일어섰다.

꽃 집의 옥신 각신을 뒤로 한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