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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도너츠
방울꽃
2005. 11. 12. 19:05
토독거리고 올라오는 소리가 점점이 4층 주방으로 들려온다.
6학년된 딸아이는 오늘도 친구들을 데리고 오나보다.
늘 시도 때도 없이 친구들 한두명 아니 서너명을 몰고 다니는 딸래미
시끌벅적 여섯놈들이 깔깔거리면서 들어와 있는데
주방에서 일하는 내 앞치마품으로 맞이한다.
추석전 무렵, 배추절이고 이거 저거 김치 담그려고 준비중이었다.
가방을 내던지고 내게 쫒아오더니 오늘 도너츠를 해야 한다고,
학교에서 모듬 과제가 있어서 해야한다고,
반죽하는데 도와달라고,
모양과 튀기기는 즈네들이 하겠다고,
따발총으로 쏘아댄다.
난 오늘 일을 많이도 벌려 놓았구만
꼬맹이들이 거기다 일을 더 보태니 정신이 없다.
하긴 추석무렵이니 과제가 될만도 하겠구나 싶은 생각에
김치 담글 준비하던 걸 밀쳐두고
번개처럼 도너츠가루 사온 딸애랑 친구들이랑 수다판속에서 반죽을 해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모양을 만들게 놔두었더니
수다반죽과 웃음모양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아이들 천방지축인 모습처럼 기름속에서 튀겨지고
애들 같은 모양의 도너츠가 되어가고 있다.
거의가 다 되어가니 요놈들은 이제 도너츠에는 관심도 없다.
실컷 먹고 그대로 놔두고 즈네들 방과 거실을 오가면서
난리장판이 이루어 지는지 시끄리벅적하지만 심심잖게 일을 마무리 했던
추석 무렵 주말을 그렇게 보냈다.
두어달이 지나고 시장같이 가자해도 친구들과 노느라 나랑 동행을 안해주던
아이가 심심한지 선뜻 시장가는데 따라 나선다.
학교 얘기며, 학원에서 얘기며, 친구들 얘기며 종알거리더니...
“엄마 내가 그 때 왜 그랬는 줄 알아?
“무슨?”
도너츠 만든다고 친구들 많이 데리고 왔을때 말이야 하면서 조심히 말을 한다.
친구중에 한명이 왕따를 당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을 화해시키려고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 해 보았지만 좀 서먹서먹해 하고 있어서
같이 놀면서 친해질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추석도 가까워지고 친구들이랑 도너츠 만들면
서로 가까이서 이마를 맞대로 이야기하고,
모양만들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친해질 것 같아서
고 작은 꼬맹이가 요리 조리 생각해 낸 거란다.
학교 과제가 아니었단다.
엄마가 그때 김치하느라 많이 바쁜데 도너츠하겠다고 하면 화낼까봐서
과제라 했다고 한다.
그날 시장가는 길에 너무도 크나큰 아이를 보았다.
어른인 나보다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딸아이가 있다는게 참으로 행복했다.
그 때 도너츠는 내가 바빠서 그랬는지 별로 맛이 없어서
나머지는 냉동실에 던져 두었는데...
다음날 난 사무실에 싸가지고 갔다.
사무실에서 일하다보면 오후 쯤이되면 출출한게 맛있지 않은게 없다.
사실 맛보다는 아이의 얘기를 전해주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른다.
모두들 묵은 도너츠를 먹는데 아이의 얘기를 살살뿌려주니 감동 감동이 더해져
맛과 얘기로 뒤범벅이된 도너츠는 순간에 다 먹어버렸다.
추석이 다가오니 생각이 난다.
지금 중3이된 아이의 얘기다.
손을 잡으면 아이 손이 훨씬 커 버렸고,
같이 걸으면 아이 키가 훨씬 커 버렸고,
여드름 많이 난 얼굴 모습안에
내 모습보다 커 버린 마음안에
내가 모르는 이쁜 생각들을 가지고 있겠지.
공부하기싫어 요리 조리 핑개대고 늘상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아이.
고교진학해야 하려니 신나게 놀기만 했던 것들이 후회된다는데,
지금에야 정신 번쩍드는 무언가를 보았다면 그것도 재미있는 일일것이다.
옆에서 조용히 지켜봐준다.
6학년된 딸아이는 오늘도 친구들을 데리고 오나보다.
늘 시도 때도 없이 친구들 한두명 아니 서너명을 몰고 다니는 딸래미
시끌벅적 여섯놈들이 깔깔거리면서 들어와 있는데
주방에서 일하는 내 앞치마품으로 맞이한다.
추석전 무렵, 배추절이고 이거 저거 김치 담그려고 준비중이었다.
가방을 내던지고 내게 쫒아오더니 오늘 도너츠를 해야 한다고,
학교에서 모듬 과제가 있어서 해야한다고,
반죽하는데 도와달라고,
모양과 튀기기는 즈네들이 하겠다고,
따발총으로 쏘아댄다.
난 오늘 일을 많이도 벌려 놓았구만
꼬맹이들이 거기다 일을 더 보태니 정신이 없다.
하긴 추석무렵이니 과제가 될만도 하겠구나 싶은 생각에
김치 담글 준비하던 걸 밀쳐두고
번개처럼 도너츠가루 사온 딸애랑 친구들이랑 수다판속에서 반죽을 해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모양을 만들게 놔두었더니
수다반죽과 웃음모양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아이들 천방지축인 모습처럼 기름속에서 튀겨지고
애들 같은 모양의 도너츠가 되어가고 있다.
거의가 다 되어가니 요놈들은 이제 도너츠에는 관심도 없다.
실컷 먹고 그대로 놔두고 즈네들 방과 거실을 오가면서
난리장판이 이루어 지는지 시끄리벅적하지만 심심잖게 일을 마무리 했던
추석 무렵 주말을 그렇게 보냈다.
두어달이 지나고 시장같이 가자해도 친구들과 노느라 나랑 동행을 안해주던
아이가 심심한지 선뜻 시장가는데 따라 나선다.
학교 얘기며, 학원에서 얘기며, 친구들 얘기며 종알거리더니...
“엄마 내가 그 때 왜 그랬는 줄 알아?
“무슨?”
도너츠 만든다고 친구들 많이 데리고 왔을때 말이야 하면서 조심히 말을 한다.
친구중에 한명이 왕따를 당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을 화해시키려고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 해 보았지만 좀 서먹서먹해 하고 있어서
같이 놀면서 친해질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추석도 가까워지고 친구들이랑 도너츠 만들면
서로 가까이서 이마를 맞대로 이야기하고,
모양만들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친해질 것 같아서
고 작은 꼬맹이가 요리 조리 생각해 낸 거란다.
학교 과제가 아니었단다.
엄마가 그때 김치하느라 많이 바쁜데 도너츠하겠다고 하면 화낼까봐서
과제라 했다고 한다.
그날 시장가는 길에 너무도 크나큰 아이를 보았다.
어른인 나보다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딸아이가 있다는게 참으로 행복했다.
그 때 도너츠는 내가 바빠서 그랬는지 별로 맛이 없어서
나머지는 냉동실에 던져 두었는데...
다음날 난 사무실에 싸가지고 갔다.
사무실에서 일하다보면 오후 쯤이되면 출출한게 맛있지 않은게 없다.
사실 맛보다는 아이의 얘기를 전해주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른다.
모두들 묵은 도너츠를 먹는데 아이의 얘기를 살살뿌려주니 감동 감동이 더해져
맛과 얘기로 뒤범벅이된 도너츠는 순간에 다 먹어버렸다.
추석이 다가오니 생각이 난다.
지금 중3이된 아이의 얘기다.
손을 잡으면 아이 손이 훨씬 커 버렸고,
같이 걸으면 아이 키가 훨씬 커 버렸고,
여드름 많이 난 얼굴 모습안에
내 모습보다 커 버린 마음안에
내가 모르는 이쁜 생각들을 가지고 있겠지.
공부하기싫어 요리 조리 핑개대고 늘상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아이.
고교진학해야 하려니 신나게 놀기만 했던 것들이 후회된다는데,
지금에야 정신 번쩍드는 무언가를 보았다면 그것도 재미있는 일일것이다.
옆에서 조용히 지켜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