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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킬 수 없는 노래

방울꽃 2005. 12. 3. 22:36

삼킬 수 없는 노래

 

시크리드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갓 부화한 새끼들을 제 입 속에 넣어 기른다

새끼들의 안전한 보금자리로

그들은 자신의 입을 택한 것이다.

어린 자식들을 미소처럼 머금은

시크리드 물고기

 

사람들아, 응시하라

삼킬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머금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눈물을 머금은 눈동자

이슬을 머금은 풀잎

봄비를 머금은 나무

 

그리고

끝내 삼킬 수 없는 노래의 목젖,

나도 한세상

그곳에 살다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