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깊어가는 가을 밤

방울꽃 2013. 11. 17. 13:13

낙엽이 곱게 쌓이는 밤이었습니다.
쌓이면 쌓일수록
고독이 깊어가는 밤이었습니다.
세상 환하게 
불 밝혀 놓고 싶은 밤이었습니다.

 

이렇듯
낙엽지는 가을 밤이면 
잠 못드는 영혼
하나쯤은 들어설 것 같았습니다.

 

밤새
비와 바람을 헤치고
내 고독의 늪 속으로 들어서는 영혼이 있었습니다.
어둠의 끝을 헤매본 사람만이
아프게 밟혀본 사람만이
이슬처럼
맑고 영롱하듯
한 올의 거침도 불평도 없었습니다.

 

사각사각 쌓여만 가는 낙엽처럼
달빛도
별빛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가을달도 나를 안는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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