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곱게 쌓이는 밤이었습니다.
쌓이면 쌓일수록
고독이 깊어가는 밤이었습니다.
세상 환하게
불 밝혀 놓고 싶은 밤이었습니다.
이렇듯
낙엽지는 가을 밤이면
잠 못드는 영혼
하나쯤은 들어설 것 같았습니다.
밤새
비와 바람을 헤치고
내 고독의 늪 속으로 들어서는 영혼이 있었습니다.
어둠의 끝을 헤매본 사람만이
아프게 밟혀본 사람만이
이슬처럼
맑고 영롱하듯
한 올의 거침도 불평도 없었습니다.
사각사각 쌓여만 가는 낙엽처럼
달빛도
별빛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가을달도 나를 안는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