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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방울꽃 2005. 11. 12. 18:52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그러자 이번에는
엄마가 부르는지,
가곡은 아닌 듯한데 성가인가?
그렇게 아이와 엄마의 노래 소리가 우리집
거실에 들려온다.

며칠 전에 이사온 듯한데
정말이지 오랜만에 아이들 소리를 듣게 되었고,
내 귀가 아이와 엄마의 노래 소리로 기울어진다.
아파트생활에서 주택으로 3년이 되어가나 보다.
처음에는 무언가 어색하고 불편하던 것이
이젠 주택에서의 작은 소리들까지 좋아진다.

난 동요를 좋아한다.
아니 많이 알고 있다.
어렸을 적 합창단에서 불렀던 노래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 구름이 걸려있네..."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부엉 춥다 고서 우는데..."를
그리고
"송알송알 싸리 잎에 은구슬..."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그러다 커가면서 가곡을 배워갔고,
바쁜 학창시절에는 그냥 그렇게 보냈나보다.

아이 낳고 기르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더해서 알아 가야 했다.
보채는 아이 달래려고,
잠자려는 아이 재우면서,
아님 연년생인 아이들 데리고 산책 다니면서,
셋 이는 늘 종알거렸나보다.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달팽이집을 지읍시다..."
겨우 말 배우는 아이들과 같이
흥얼거리면서 지냈으니

어느 때는 아이 재우느라 짧은 토막의 동요에서 시작해서
동요가 바닥나고,
가곡까지 불러야 잠이 드는 아이...
만약에 동요를 몰랐더라면
트롯을 불러 재웠을까?
아님 어설픈 발음으로 팝송으로 재웠을까?
지금에야 생각을 해본다.

저녁 아이들 양쪽에 누워 잠자리에 드노라면
어김없이 나의 동요 라이브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신청을 한다.
난 "초록바다 해줘..."아들이 먼저 선수치고,
나는 "낮에 놀다 두고 온..." 다음에는 딸이,
담에는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산속에...." 내가 좋아하는,
이렇게 시작해서 애들이 잠이 들 때까지
어떤 땐 입이 아플 정도로, 이제 하기 싫어 엄마의 투정이 시작되면
아이들 조르다가 한 두어 곡 더,
어떤 땐 몇 곡하고 나면 이미 애들은 잠들어 버리고,

그렇게 재우면서 동요를 더 좋아하게 되었나보다.
가사들이 짧고,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 아이들이 빨리 알 수 있고,
노랫말들이 너무 이쁘고 맑은 것들이
노래하다보면 상상속으로 빠지게 했으니...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도 난 가요보다 동요를
더 많이 불렀던 것 같다.
집에서 흥어리 흥얼...
가곡은 무슨 성악가수처럼 폼도 잡으면서...
그랬는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나의 노래를 못 듣고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다 주어버렸는지,
내가 동요의 그 맑음을 잃어 버렸는지,
중학생이 되어버린 아이들은 아마도 그 동요를
엄마가 어렸을 때 알았던 걸 기억하듯이
애들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산책길에 저수지가에 앉은 딸아이는 아이 적 그 노래를
불러보자고 하듯이,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앞집에서의 노랫소리가
오래 전의 나와 아이의 모습을 회상하게 한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거예요
산도 들도 나무도 파란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덮인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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