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가을 여자

방울꽃 2005. 12. 1. 22:59
가을 여자 / 남낙현

가을이 되면
가을을 사랑하는 여자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취해서 좋다

붉게 물든
단풍잎 하나 살포시 떨어져
텅빈 가슴속으로 들어오자
그녀도 이내 가을이 된다.

가을이 된 그녀는
온갖 무겁고 칙칙한 생각들을
말끔히 지워낸다.

가을 여자는 쓸쓸히 혼자
혹은 누군가와 함께 가을을 마신다.

가을과 섞이지 않고서는
견딜수 없는
또한 가을을 온몸으로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그녀는 곧 가을이 된다.

가을 여자는 가을에 취하듯
사랑에 취한다.
그리움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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