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빗자루를 타고

방울꽃 2009. 1. 9. 20:49

비를 몰고 올 날씨 같은 표정으로 들어오는 녀석.

여기 저기 거기 쪼기까지 들렸다 오느라

짜증나고 배가 고프겠지

그러니 저렇게 퉁퉁 부은 얼굴로 몸땡이를 끌고 들어오는 걸 거야

이럴 땐 말 걸면 더 짜증내니까

짜증 삭힐 시간은 주어야지

 

모른 척.....

................... 

 

많이 힘이 들구나!!

지금 무슨 학원에서 오는거야?

피아노요~~(아주 짜증섞인 말)

....................

....................

한 참 아무말 없음.

...........................

 

이러고 밤 샐 수는 없지 않니?

 

어디 보자.

 

扌- 손을 뜻하고 帚 - 빗자루를 뜻하니 손에 비를 들고~~~~~~~~~

 

이러자 빗자루를 타고 놀아요 ㅎㅎㅎㅎㅎㅎ(같이 웃는다)

 

그래 맞아 삐삐가 빗자루 타고 놀았지

삐삐 주근깨 많지

그리고 빼빼하고

수다쟁이고

.................

 

스무고개 하듯 하나씩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하면서,

아이의 짜증이 풀렸다.

 

근데 너 빗자루 탈 수 있겠니?

조금 가다가 떨어질 것 같은데!!!!!!!!!!

그럼 엄청 큰 빗자루 타면 괜찮을 거예요.

맞아!! 크면 좀 뚱뚱해도 잘 날 수 있을까~~~~~~~~

아이는 아주 신이나서 이야기를 늘어놓고

.........................

 

그래 넌 빗자루 타고 놀아라

난 빗자루를 들고 쓸어야겠다.

 

그래서 이 글자는

 

"쓸 소"자 다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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