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낙타의 눈물

방울꽃 2013. 9. 29. 12:16

오래전에 봤던 다큐의 내용이다.

아직도 몽골의 유목민은 원시 그대로 생활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위에서 낙타가 출산 중이다. 동물이나 인간이나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는 것은 힘겨우면서도 성스러운 일이다. 모태에서 막 떨어져 나온 여린 생명은 움직이질 못한다. 어미가 핥아주고 도와주어야 젖을 먹고 일어나는데 꿈틀거리다가 그대로 쓰러지고 일어나질 못한다. 어미는 어린새끼를 피하기까지 한다.

 

몽골의 초원에 사는 낙타는 첫 번째로 낳은 새끼에게 젖을 잘 안 물린다고 한다. 그럴 때는 옆에서 마두금(馬頭琴)을 연주하면 낙타는 눈물을 흘리며 젖을 물리는데, 그 이유가 마두금 소리가 새끼 낙타의 울음소리와 흡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옛날 어느 몽골의 부족장이 죽으면서 낙타 100마리를 함께 묻으라는 유언을 남겼다. 신하들은 마을 곳곳을 찾아서 낙타를 찾았는데 99마리밖에 없어서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멀리 떨어진 외딴 집에서 방금 새끼를 낳은 낙타를 찾아냈다. 신하들은 새끼를 놔두고 어미 낙타를 데리고 가서 100마리를 채웠다. 홀로 남겨진 새끼 낙타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구슬피 울다가 굶어 죽었다고 한다.

그 후로 마두금 소리는 새끼를 낳으면서 산통의 고통으로 새끼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어미를 달래는 소리라고 한다. 새끼를 거부하는 어미를 마을의 부족장과 아들이 악기와 노래로 어루만지면서 달래주자. 어미는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비척거리며 젖을 찾는 새끼를 물리치지 않고 안으로 다독이면서 젖을 물리고 있었다. 어미에게 아픔을 주었던 새끼는 어미에게 미안하고 고마워하며 처음 먹는 젖을 죽을힘을 다해 빨 것이고, 그 아픔을 위로받은 어미는 새끼를 건강하게 잘 키울 것이다.

 

우리네 인간들은 무엇으로 달래면서 살아가는 걸까?

해가 뜨기전부터 가정, 학교, 직장등등 곳곳에서 하루를 시간에 맞추기보다는

어느 때는 초침에 자신을 던져 일하고 해가 지고 나서야 잠자기 위해 되돌아오는 현대인들,

낙오자 되지 않으려 치열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

아무리 먹고 살기 위해서라지만 쉬어가고,

지친 자신을 달래가면서 부려먹어야지...

산다는 것은 고통, 슬픔, 아픔을 같이 안고 가는거지 즐거움, 기쁨, 웃음만 가지고 가는건 아니잖은가

 

어리버리한 이내 인간은 다행이도 달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달밤에 체조랄지 모르지만 어쩌겠는가

하루를 되돌아 볼 명상을 한다. 지친 하루를 달래게 된다.

요가 자세 하나 하나에 집중하면서 벅찬 하루를 달랜다.

아침이면 거울보며 옷매무새를 얼굴을 단장하지만

저녁마무리 시간이면 하루를 보낸 욕신의 속 구석구석을 들여다본다.

명상음악과 함께 다 놓고 내 몸만 들여다 본다.

그러면 일상의 힘들었던 일들은 잊어진다.

주일이면 도량에 들어 육신이 아닌 마음을 들여다본다.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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