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눈 내리는 새벽에 우연히 읊다/ 이 식

방울꽃 2014. 2. 12. 19:44

눈 내리는 새벽에 우연히 읊다

얼음장 밑으로 쫄쫄 물이 흐르는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고요한 이 밤
툭툭 가지 꺾어지는 소리 들려와
눈이 펑펑 내린 것을 알 수 있었네
휘장을 걷고 보니 창밖이 환한데
화롯불을 쑤석여도 불씨를 살릴 수 없네
날이 개고 아침 해가 솟아오르면
천산이 희뿌연 옥빛으로 변해 있으리

凍水鳴何細
深宵靜不風
忽聞山木響
知是雪花濛
卷幔窓全白
開爐火失紅
會看晴旭動
千嶂玉朧朧

- 이식(李植, 1584~1647)
「눈 내리는 새벽에 우연히 읊다[曉雪偶吟]」
『택당집(澤堂集)』

'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나무를 심으며  (0) 2014.02.12
소나무를 바라보며  (0) 2014.02.12
노비 출신 나뭇꾼 시인 정초부  (0) 2013.10.12
兩是兩非論/金笠  (0) 2010.08.15
使宋過泗州龜山寺 /朴寅亮  (0) 2009.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