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소나무를 심으며

방울꽃 2014. 2. 12. 20:07

퇴계 이황은 50세 무렵에 한서암(寒栖庵)을 짓고 거기에 대나무, 소나무, 매화, 국화, 오이를 심고 시를 한 수씩 지었는데 소나무를 심고 지은 시가 이렇다.

나무꾼은 쑥처럼 천하게 보지만              樵夫賤如蓬
산 늙은이는 계수나무처럼 아낀다네        山翁惜如桂
푸른 하늘 높이 솟아오를 때까지             待得昂靑霄
풍상을 몇 번이나 겪어야 할 것인가         風霜幾淩厲
                      「소나무를 심으며[種松]」,『퇴계집(退溪集)』

 

도자기와 시

달빛 차가운 대숲 계곡에 도잠은 취해 있고
바람 향기로운 꽃동산에 이백도 잠들었네
세상사 돌아보면 품은 마음 꿈만 같고
인간사 술 마시지 않아도 술상 앞에 있는 것 같네

竹溪月冷陶令醉
花市風香李白眠
到頭世事情如夢
人間無飮似樽前

- 작가 미상, 청화백자시명(靑華白磁詩銘) 접시(국립중앙박물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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