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그런 사람도 있어

방울꽃 2023. 5. 7. 15:43

금요일 막 집에 와서 옷도 갈아입지 않고 TV켜고 오렌지 까 먹고 있는데 

"머하냐? 웬일이냐? 응 나 여기왔어 뭐? "

갑자기 와서는 집에 오고 싶다는데 차가 없으니 터미널에 가서 데려오는데

"야 너 파마했구나 할머니 같이 그게 뭐냐? 

응 난 숱이 없어 가끔 이렇게 하게 된다. 야 그게 뭐냐 야~~"

이 친구는 말투가 좀 이렇지 하면서도 멀리서 왔으니 손님이지 예고 없이 본인 필요하면 갑자기 연락하는,

중학교때 부터 친했고 덕분에 같이 고등학교까지 마쳤다. 각자 사느라 연락이 없다가 최근에서야 연락을 하게 되었다.

저녁먹고 왔다길래 나도 저녁을 먹어서 그냥 거실에서 같이 자기로 했다.

자다보니 늘 혼자 조용히 자는 나는 옆에 소음이 있어 내 침대로 와서 자고 아침이 되었다.

아침먹고 TV보는데 밖에 나가자고 조른다. 한편 놀랐다. 8시반경 이른아침이고 비바람이

심하게 불고 안전문자가 오는데 나가자고 그런다. 난 이른시간 활동하는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인데 친구는 이른시간에 활동하나보다.

이리저리 거절하는데도 전혀 나의 얘기를 듣지 않는 사람이구나. 아니 본인 얘기만 한다.

그래, 해안도로를 예전에도 가고 싶다면서 나 출근전에 갔다오자던데

많이 가고 싶은가 보다고 나섰다. 

이른시간 비가 많이 오고 운전이 그다지 능숙하지 않은 나는 구불거리는 해안가를 운전해 볼 생각으로

조심히 다녀와야지

그렇게 한마음훈련원 옆에 산책길을 가게 되었다 예전부터 가 보고 싶긴 했지만 혼자는 갈 수 없는 길

우산쓰고 빗소리 들으면서 산책하는 것이 좋았다. 길가에는 취나물도 있어서 나물도 뜯고 오랜만에 산길을

산책하는 것이 좋아서인지 비가 많이 와서 옷이 젖어가는데도 잊고 근처를 두루 구경하고 옷이며 신발이며 젖어서

점심을 차안에서 가지고 간 간식으로 채우고 집에 와서보니 춥기도 해서 쉬게 되었다.

친구는 피곤했는지 두어시간을 자는 듯했다. 

저녁이 되어 김치부침개, 취나물 넣어서 부치기도 하고 막걸리에 먹으니 맛있고 좋았다.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팬텀싱어를 보면서 난 피곤했는지 좋아하는 프로인데도 대충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일찌감치 침대로 와서 자려는데 친구는 잘 생각이 없나보다. 

거실불은 그대로 켜져있고, TV소리는 여전하고 나중에 내가 나가니 불은 껐지만 동영상을 보는지 소리는 여전하다.

이 친구는 남을 전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구나. 새벽까지 그러다가 잤나보다. 3시경에 잤다던데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뭐?

늦으막에 일어나 아침먹고 씻고 나오더니 자기 시골집에 들렀다가 서울간다고 데려다 달라내?

아무리 친구지만 자주 본 친구도 아니고 최근에 만나게 되었는데 상대방에게 묻지도 않고 그냥 막무가내다.

나도 빨리 데려다 주고싶은 마음이 생겼다.  어제 같이 뜯은 취나물도 싸주고 준비하는데, 고사리로 할 요리가 있어 삶아 놓았는데 그거도 달란다. 아! 이런사람도 있구나. 난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들 클 때 먹을 것을 제대로 먹이지 못할 만큼 그렇지만 누구더러 달라고 한 적이 없다. 주면 싸오지만, 내가 할 요리가 있어서 쓸거라고 했더니, 너야 또 꺾으면 되지 이런다. 주는거 보다도 이런사람이 있다는 것이 내겐 생각을 하게 했다. 가져가라하고 준비해서 나오면서 

그건 생고사리니까 생조기에 매운탕해서 먹으라고 했더니 제사때 쓴단다. 

형편이 어렵지는 않은 듯한데...

시골집에 가서 둘러 보더니 있다가 모종사서 심어 놓고 간단다. 그러더니 다시 시골집까지 데려다 주길 바라네, 비가 오는데 황톳길 얘기를 했더니 거기도 가고 싶다고 우긴다. 

춥고 비오는데 안된다고 거절했다.

시장보라고 내려주고 왔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오늘도 비가 오네 차분한 휴일 보내고 내일은 어버이날이라고 아들이

밥 사주러 온단다. 

나와 다르게 사는 것 뿐이지 문제는 아니지

내가 도덕군자도 아니고 그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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