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雨 / 허윤영 가슴 메마른 그날 네 오기를 무척 기다렸는지 모른다. 한달음에 내려와 내 가슴 적시기를 기도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너는 내게 오지 못하고 창가에 서서 울다 갔는지 눈물 자국만 선명하다. 좋아하는 시 2006.01.20
그런 사랑 그런 사랑 / 김진학 그대 사랑하더라도 진실 없는 영혼으로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마십시오. 그대 믿는 하늘은 순수 우리가 죽어 가야 할 하늘은 맑음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그저 있는 대로 이야기하는 그런 사랑하십시오. 행여 하늘 들먹여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믿는 하늘은 순.. 좋아하는 시 2005.12.22
고슴도치 사랑 고슴도치 사랑 /김재진 서로 가슴을 주어라 그러나 소유하려고는 하지 말라 소유하고자 하는 그 마음 때문에 고통이 생기나니.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했네. 추위에 떠는 상대를 보다 못해 자신의 온기만이라도 전해 주려던 그들은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상처만 생긴다는 것을 .. 좋아하는 시 2005.12.22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 좋아하는 시 2005.12.22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조병화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눈 아름다운 입술, 아름다운 목 아름다운 손목 서로 다하지 못하고 시간이 되려니 인생이 그러하거니와 세상에 와서 알아야 할 일은 `떠나는 일'일세 실로 스스로의 쓸쓸한 투쟁이었으며 스.. 좋아하는 시 2005.12.20
너에게 띄우는 글 ♣ 너에게 띄우는 글 ♣ 사랑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진정한 친구이고 싶다. 다정한 친구이기 보다는 진실이고 싶다. 내가 너에게 아무런 의미를 줄 수 없다 하더라도 너는 나에게 만남의 의미를 전해 주었다. 순간의 지나가는 우연이기 보다는 영원한 친구로 남고 싶었다.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너와 나 .. 좋아하는 시 2005.12.20
새와 나무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 좋아하는 시 2005.12.19
눈 눈 / 김삿갓 천황이 돌아가셨느냐, 인황이 돌아가셨느냐 오만 나무들과 청상들이 다 흰 몽상을 입었네 날이 밝아 태양이 문상을 오자 집집마다 처마끝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 송이송이 날아오는 눈송이는 춘삼월 나비 같고 밟을 적마다 나는 눈 다져지는 소리는 유월달 개구리소리 같구나. 좋아하는 시 2005.12.19
낮잠 낮 잠 / 임 보 한 일 년쯤 내다보고 사는 자는 돈을 모으고 한 십 년쯤 미리 보고 사는 자는 나무를 심고 한 백 년쯤 보고 가는 자는 시를 쓰고 한 천 년쯤의 긴 혜안을 가진 자는 늘어지게 낮잠만 잔다. 좋아하는 시 200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