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도 단풍빛이 밖으로 꼬드기는 날이다. 안에 들어있지 못하게 불러 내는 날이다. 가을 햇살이 좋아서 기분 상쾌해 지는 날이고, 선들 거리는 바람이 좋아서 마음 가벼워지는 날이고, 은빛 억새가 멋드려져 여유있는 날이다. 요즘 같이 깊어가는 가을 날이면 자연에 취해서 미친 여자처럼 싸돌.. 내가 쓴 글 2013.11.03
그렁 그렁한 날 간 밤 꿈속에서 쫒기다 늦잠까지 잤었다. 어렸을 적 어른들께서는 키가 크려면 무서운 꿈을 꾼다면서 달래주셨지 오십넘은 이 키가 줄어드는 마음 단도리하라는 꿈일까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 아침이었는데 괜스레 기분이 가라앉았다. 희한하게도 꿈이 잘 맞아 떨어졌으니 조금.. 내가 쓴 글 2013.11.01
섞이는 아름다움 論語 學而篇에 子曰,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그리하여, 아름다운 가을날에 벗이 날 찾으니 또한 반갑지 아니한가? 매일 건성으로 하는 화장과는 달리 뽐을 내 보고. 멋을 부려본다. 중년 나이의 멋이 가을날 같은 아름다움 아니겠는지, 여름날의 당당하고 두려울 것 없는 성장을 체념.. 내가 쓴 글 2013.10.29
내가 반한 남자 검도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아이들 검도 심사에 다녀왔던 나는 검도의 매력에 빠져있을 때였다. 대회 중간에 시범 자가 나와서 기본자세, 마음가짐, 수련 중 단계적인 것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고난도의 기술까지 보여주면서 검도에 대해 몰랐던 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듯했.. 내가 쓴 글 2013.10.06
낙타의 눈물 오래전에 봤던 다큐의 내용이다. 아직도 몽골의 유목민은 원시 그대로 생활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위에서 낙타가 출산 중이다. 동물이나 인간이나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는 것은 힘겨우면서도 성스러운 일이다. 모태에서 막 떨어져 나온 여린 생명은 움직.. 내가 쓴 글 2013.09.29
문앞에 서성이는. 똑똑똑... 왜? 아뇨!!! 눈인사를 하고 살짜기 웃고 서있다. 그 다음날도 가방을 메고, 그 다음날은 음료수캔 하나를 내민다. 그 다음날은 책빌리러 왔다면서 책하나 들고 나간다. 몇날 며칠을 내 방에 들락거리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해주고 간다. 나와 같이 일 년 여를 보내.. 내가 쓴 글 2013.05.04
이실 직고 합니다. 봄빛이 화사하다. 아랫녘에는 산수유, 매화꽃 축제가 끝났겠구나. 하얀 꽃들이 빼 꼼이 눈을 틔운다. 지난 비에 싹들이 올라온다. 몽골몽골 올라온다. 산책 갔다 오면서 봄빛을 만끽하고 왔다. 길가에 피어있는 제비꽃과 민들레꽃을 화분에 옮겨 공부방 창가에 놓았다. 오늘은 진달래꽃 .. 내가 쓴 글 2012.04.07
하나 쯤 있다면, 살아가면서 좋아하는 것 하나 쯤 간직하고 살 수 있다면, 마음이 널널해지고 콧노래 흥어리 흥어리 흥얼거리고 괜스레 웃음 실실거릴 수 있고 보이는 온갖 하늘, 땅, 구름, 달, 별 바람소리, 새소리, 아이웃는 소리 민들레, 제비꽃, 토끼풀까지 내 것이 된다. 하늘아래 것들이 내 것이 된다... 내가 쓴 글 2012.03.29
愛酒家 戀歌 삐거덕 거리는 의자면 어떠하고 흠집난 상이면 어떠하리. 막 된장 풋고추, 김치 사발에 나물 접시도 좋고 불그작작 닭발 볶음은 더욱 좋구나. 무엇을 더하랴 눈이 즐겁고 입이 벌어지는 것을, 마른입 적시며 바닥까지 흘러드는 것이 술은 술 맛이로다. 잔속의 노을까지 둘러 마시고 보니 .. 내가 쓴 글 2012.01.27
나의 하루는 가고, 12월 31일 생각하지 않았던 하루가 생기고 보니 마음이 먼저 부산스러워진다. 괜스레 무언가 있을 듯한 것을 찾느라 여기저기 뒤적거리게 된다. 못하고 묻어둔 건강검진 용지가 서랍 속에 놓여있다. 눈 뜨면 맞이하고 지면 보냈던 하루가 요긴하게 쓰인다는 것에 새삼 값지게 생각.. 내가 쓴 글 2012.01.10